뺄셈을 계속하니 나만 남았어요.
혼자 먹는 식탁.
연필심처럼 뽀족해지는 저녁. //
.....
뺄셈. 마이너스 부호만 남을 때까지.
뺄셈. 리듬이 태어날 때까지.
'뺄셈의 춤' 부분
떠나고 나만 남은 식탁에서 이루어지는 공동체의 행위인 식사. 자꾸만 시계바늘의 끝에 서있게 된다. 그런 시간에는 자꾸만 중얼거리게 된다. 입에서 나온 언어는 오르고 내리는 리듬을 가진다. 그럴때 노래를 부르고 싶어진다.
나는 너를 반복한다. 너를 알 수 없을 때
너의 이름을.
.....
반복하면 리듬이 생긴다.
리듬은 기억하기 좋고
연약한 선을 고정시킨다.
.....
리듬은 폭력과 가깝고
노래와도 가까워서
리듬은 아름다운 노래가 되기도 한다.
'반복의 이유' 부분
이렇게 무엇인가 자꾸만 말하고 노래해야 할 때가 있다. 왜냐하면 자꾸만 사라지고 없어지기 때문이다.
노래를 부르면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반복의 이유' 부분
그래서 음성을 문자로 변환하어 남기게 된다. 드디어 모든 것이 돌아가는 시간이 왔다.
비가 그치고 공기가 가벼워져, 내려오던 물들이 방향을 바꿔 하늘로 향하네.
.....
고개를 들고 창문을 연다. 영혼도 뒤도 없이,
물방울 같은 한 문장을 공중에 쓴다.
'물방울들의 귀가' 부분
이렇게 혼자만의 시간에서 리듬이 태어나는 이유가 무엇일까. 자꾸만 뺄셈이 되어 슬픈 시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너를 기쁘게 하는 방법을 몰라서 나는 너의 말을 듣고 있다.
토끼처럼 귀가 자라도록 들었지만
너의 슬픔은 손톱 반달만큼도 줄어들지 않았다. 그래서
나의 귀도 슬프겠구나
'호른과 기차' 부분
그의 음성과 노래와 음악은 철로 위를 따라 사라진다. 그렇게 맘껏 울고 싶을 때가 있다.
오늘이 바로 그런 시간이다. 이제 리듬이 말하는 내용을 가만히 들어보자.
오늘은 일곱 나라의 언어로 종알거린다.
나는 오늘의 입을 보고 있다.
.....
오늘 새벽의 공기는
하냥 스카프처럼 휘감으며 속삭였지.
나를 사랑해도 좋아.
'칠일이 지나고 오늘' 부분
물론 다시 아프고 슬프겠지만 사랑해도 좋아.
[칠일이 지나고 오늘 - 이성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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