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에서 이재복 문학평론가는 송찬호 시인의 세번째 시집인 '붉은 눈, 동백'이 시 미학의 고전적인 깊이를 보여주었다고 말합니다. 개인적으로 '붉은 눈, 동백'은 최고의 시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몇년 전에 읽었었지만 아직도 느낌이 좋습니다. 그래서인지 서점에서 송찬호 시인의 새로나온 시집을 보자마자 구입했습니다. 애독자인 셈이죠.
요즘 독서 속도가 떨어져서 전반적으로 읽는 분량이 줄었습니다. 이 말은 하나의 책을 읽을 때도 빠져드는 정도가 적어진다는 말이기도 하죠. 그런 면에서 시집과 교감하는 민감도도 떨어져 있습니다. 읽으면서 느끼는 재미가 적어져서 아쉬웠습니다.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책이 있는데, 시 만큼 우리를 환상의 세계로 이끄는 부류는 없습니다. 물론 그 속에 들어갈 수 있어야 가능합니다. 그러고보면 소설은 그런 친절함을 독자에게 선사합니다.
이번 시집 '분홍 나막신'에 실려있는 시 중에서 개인적으로는 '버드나무 불망기(不忘記)'가 와닿았습니다. 앞에서 언급했던 '붉은 눈, 동백'에 실려있는 '머리 흰 물 강가에서'를 생각나게 하기 때문입니다. 동백으로 가득찬 시집에서 버드나무와 관련된 매우 좋은 시입니다. 현재 존재하는 풍경과 어떤 추억이나 기억을 잘 엮은 듯한 느낌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 '버드나무 불망기'는 앞선 시를 다시 떠올리게 하였습니다. 과거와 현재가 '그 옛 봄날의 강변에서 다시 만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16-06-05
2015-11-29
ㅅㅜㅍ 김소형 시집 숲
정말 오랜만에 서점에서 책을 샀습니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의 골드인지 실버인지 프리미엄 회원도 끝나버렸죠. 도서관에서 계속 빌려와서 보는중입니다. 그러다가 교보문고에 가서 '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가'를 사면서 몇권 더 사게 되었습니다. 충동구매인 셈인데요. 이렇게 살때면 저는 거의 대부분 시집을 하나 끼워넣습니다. 최근 방송에서도 소개된 심보선 시인의 '슬픔이 없는 십오 초'를 일단 고르고 나서 다른 몇권을 뒤적거리다 김소형 시인의 책을 추가하였습니다.
심보선시인의 저 시집은 벌써 제 독서목록에 올라간지 오래되었습니다. 방송에서 좋다고 나왔길래 사는 것은 아닌데요, 읽지 않은지도 오래되었네요. 처음 도서관 서가에서 무심코 넘기다가 너무 좋길래 빌려왔다가 안읽고 기간이 되어 반납하길 여러번 했네요. 그래서 이번에는 그냥 사버렸습니다. 여러권을 동시에 읽다보니 너무 좋은 것이 확실해서 부담(?)이 되는 것들은 미루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꼭 읽게 되겟죠. 저는 구매만 하고 읽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거든요.
처음에 제목 'ㅅㅜㅍ'를 보다가 무슨 뜻인가 몰랐습니다. 그냥 스.우.프. 정도로 이해하고 (별로 신경 안쓰고) 가져왔는데요, 읽다보니 '숲'이었네요. 시집 전체를 지배하고 있지는 않지만 상당히 중요한 이미지로 '숲'이 나옵니다. ㅅㅜㅍ는 '꿈이라 믿었던', '숨겨진', '벌목꾼을 피'하는 숲이란 의미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빛이 주검이 되어 가라앉는 숲'이겠죠. 땅 속에 돌 속에 숨겨지고 흩어진 숲이라 할 수 있겠죠.
시집 전체적으로 괴괴한 이미지가 넘칩니다. 그렇다고 괴상하지는 않지만요, 어떤 환상의 나라에 가있다고나 할까요. 물론 그러한 환상이 나오는 장소는 바로 여기 지금이겠지만요. 지금 있는 이곳이 바로 괴괴한 환상의 장소가 됩니다. 가령 얼음 수용소, 벽, 관 같은 미묘한 공간이 나옵니다. 이상한 장소는 바로 이곳이겠고, 일상적인 장소는 기묘한 장소가 됩니다. 시집을 읽는 맛이 이런거겠죠.
ㅅㅜㅍ 김소형 시집 숲
심보선시인의 저 시집은 벌써 제 독서목록에 올라간지 오래되었습니다. 방송에서 좋다고 나왔길래 사는 것은 아닌데요, 읽지 않은지도 오래되었네요. 처음 도서관 서가에서 무심코 넘기다가 너무 좋길래 빌려왔다가 안읽고 기간이 되어 반납하길 여러번 했네요. 그래서 이번에는 그냥 사버렸습니다. 여러권을 동시에 읽다보니 너무 좋은 것이 확실해서 부담(?)이 되는 것들은 미루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꼭 읽게 되겟죠. 저는 구매만 하고 읽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거든요.
처음에 제목 'ㅅㅜㅍ'를 보다가 무슨 뜻인가 몰랐습니다. 그냥 스.우.프. 정도로 이해하고 (별로 신경 안쓰고) 가져왔는데요, 읽다보니 '숲'이었네요. 시집 전체를 지배하고 있지는 않지만 상당히 중요한 이미지로 '숲'이 나옵니다. ㅅㅜㅍ는 '꿈이라 믿었던', '숨겨진', '벌목꾼을 피'하는 숲이란 의미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빛이 주검이 되어 가라앉는 숲'이겠죠. 땅 속에 돌 속에 숨겨지고 흩어진 숲이라 할 수 있겠죠.
시집 전체적으로 괴괴한 이미지가 넘칩니다. 그렇다고 괴상하지는 않지만요, 어떤 환상의 나라에 가있다고나 할까요. 물론 그러한 환상이 나오는 장소는 바로 여기 지금이겠지만요. 지금 있는 이곳이 바로 괴괴한 환상의 장소가 됩니다. 가령 얼음 수용소, 벽, 관 같은 미묘한 공간이 나옵니다. 이상한 장소는 바로 이곳이겠고, 일상적인 장소는 기묘한 장소가 됩니다. 시집을 읽는 맛이 이런거겠죠.
2015-09-05
마흔두 개의 초록, 마종기 시인의 시집
저에게는 매번 시집이 나올 때마다 믿고 보는 시인들이 있습니다. 마종기 시인의 시집을 사두고서 그동안 계속 읽어 왔습니다. '마흔두 개의 초록'은 열한 번째 시집이라고 합니다. 이번에도 읽으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시인의 부드러운 언어에 즐거웠습니다. 정확한 표현인지 모르겠으나 어쨋든 저에게는 부드럽게 느껴졌습니다.
이번 시집에서 세 개의 시를 가지고 말하려고 합니다. 책의 끝부분에 있는 '은인을 위하여', '물의 정성분석', 악어2'입니다. 그동안 시인에게서 보아왔던 언어와 약간 다른 단어를 볼 수 있었습니다. 마종기 시인은 직업이 의사입니다. 그래서 이공계에 대해서도 잘 알고 계시죠. 그렇지만 그의 시에서는 이과적 단어를 볼 수는 없었습니다. 우리나라 서정시의 아름다운 말들을 계속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위의 세 개의 시는 특별한 단어들이 나옵니다. '물의 정성분석'에서는 이미 제목에서부터 '분석'이란 단어가 나옵니다. 화학 분석에는 정량분석과 정성분석이 있는데, 양을 측정하는 정량분석과 달리 정성분석은 성분을 분석한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물질이 들어 있는지 파악하는 과정입니다.
이러한 과학적 단어를 시에 쓰기는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단어는 근본적으로 수학적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시어의 특징을 가지고 있기에 은유적 사용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의사인 마종기 시인의 시에서도 이런 단어를 볼 수는 없었습니다. 제가 시인의 모든 작품을 본 것이 아니기에 단정할 수 없는 일이지만 제가 보았던 작품에서는 보기 어려웠습니다.
저는 '은인을 위하여'에서 '자투리 시간에 자란 전두엽의 뇌'라는 행을 읽고서 놀랐습니다. 뇌에서 전두엽이 어떤 기능을 하는 것인지 알아야 의미 전달이 되기 때문입니다. 최소한 뇌에 전두엽이 있다는 것은 알아야겠죠. '피질의 굴곡을 따라간 열정만으로'라는 표현은 정말 좋았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든 말든 암튼 저는 정말 좋았습니다. 이어서 '잠들지 않는 뇌의 맥박을 듣는다'라는 행으로 연을 마칩니다.
시어는 작가와 독자 사이에 단어와 문장이 공명해야 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알지 못하는 단어를 쓰기는 어렵습니다. 공감하는 독자가 적어지니까요. 물론 말더듬이 같은 시도 요새 많이 나오지만 아무튼 대화를 하려면 서로 아는 단어를 사용해야 합니다. 마종기 시인의 이번 시를 읽으면서 저 개인적으로는 아주 좋았습니다. 나름 이러한 단어를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자랑질 해도 될까요?
하지만 위의 단어들도 잘 살펴보면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건강에 조금만 관심이 있다면 전두엽에 대해서 아실겁니다. 피질이란 단어는 조금 어렵겠네요. '물의 정성분석'이란 시도 제목은 조금 어렵지만 속의 내용은 평이한 단어로 되어 있습니다. 정량이 아니라 정성이란 말을 사용한 이유는 우리가 사는 인생이 쉽게 정량적으로 평가될 수 없다는 의미이지 않을까요. 이것만 알고 있다면 '함께 살기로 한 날부터 / 정성분석 실험실은 늘 젖어 있었다'라는 표현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마종기 시인의 새로운 시집 '마흔두 개의 초록'을 읽으며 시인의 인생에 조금 들어가 본 듯 싶었습니다.
이번 시집에서 세 개의 시를 가지고 말하려고 합니다. 책의 끝부분에 있는 '은인을 위하여', '물의 정성분석', 악어2'입니다. 그동안 시인에게서 보아왔던 언어와 약간 다른 단어를 볼 수 있었습니다. 마종기 시인은 직업이 의사입니다. 그래서 이공계에 대해서도 잘 알고 계시죠. 그렇지만 그의 시에서는 이과적 단어를 볼 수는 없었습니다. 우리나라 서정시의 아름다운 말들을 계속 볼 수 있었습니다.
마종기 시인의 시집
하지만 위의 세 개의 시는 특별한 단어들이 나옵니다. '물의 정성분석'에서는 이미 제목에서부터 '분석'이란 단어가 나옵니다. 화학 분석에는 정량분석과 정성분석이 있는데, 양을 측정하는 정량분석과 달리 정성분석은 성분을 분석한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물질이 들어 있는지 파악하는 과정입니다.
이러한 과학적 단어를 시에 쓰기는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단어는 근본적으로 수학적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시어의 특징을 가지고 있기에 은유적 사용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의사인 마종기 시인의 시에서도 이런 단어를 볼 수는 없었습니다. 제가 시인의 모든 작품을 본 것이 아니기에 단정할 수 없는 일이지만 제가 보았던 작품에서는 보기 어려웠습니다.
저는 '은인을 위하여'에서 '자투리 시간에 자란 전두엽의 뇌'라는 행을 읽고서 놀랐습니다. 뇌에서 전두엽이 어떤 기능을 하는 것인지 알아야 의미 전달이 되기 때문입니다. 최소한 뇌에 전두엽이 있다는 것은 알아야겠죠. '피질의 굴곡을 따라간 열정만으로'라는 표현은 정말 좋았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든 말든 암튼 저는 정말 좋았습니다. 이어서 '잠들지 않는 뇌의 맥박을 듣는다'라는 행으로 연을 마칩니다.
시어는 작가와 독자 사이에 단어와 문장이 공명해야 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알지 못하는 단어를 쓰기는 어렵습니다. 공감하는 독자가 적어지니까요. 물론 말더듬이 같은 시도 요새 많이 나오지만 아무튼 대화를 하려면 서로 아는 단어를 사용해야 합니다. 마종기 시인의 이번 시를 읽으면서 저 개인적으로는 아주 좋았습니다. 나름 이러한 단어를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자랑질 해도 될까요?
마흔두 개의 초록
하지만 위의 단어들도 잘 살펴보면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건강에 조금만 관심이 있다면 전두엽에 대해서 아실겁니다. 피질이란 단어는 조금 어렵겠네요. '물의 정성분석'이란 시도 제목은 조금 어렵지만 속의 내용은 평이한 단어로 되어 있습니다. 정량이 아니라 정성이란 말을 사용한 이유는 우리가 사는 인생이 쉽게 정량적으로 평가될 수 없다는 의미이지 않을까요. 이것만 알고 있다면 '함께 살기로 한 날부터 / 정성분석 실험실은 늘 젖어 있었다'라는 표현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마종기 시인의 새로운 시집 '마흔두 개의 초록'을 읽으며 시인의 인생에 조금 들어가 본 듯 싶었습니다.
2015-07-21
syzygy 신해욱 시집
읽으면서 리뷰를 쓸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았다. 요새는 읽고 쓰는 재미에 책을 읽기 때문에 어떤 말을 해야할지 불확실하면 끝까지 읽을지 망설이게 된다. 그래서 읽고 난 후에 다른 사람의 리뷰를 몇개 보게되었다. 네티즌 리뷰가 29개나 있을줄은 몰랐다.
시집은 대개 감상 혹은 독후감이 적다. 시를 읽는 사람도 적은데다 읽고 나서 무언가를 쓸 수 있으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해당 부분에 대해 이미 알고 있거나 알게 되었거나, 그리고 글쓰기에 부담이 없어야 한다. 그래서 리뷰가 29개나 있는데 오히려 당황했다.
다행히도 대부분의 글은 리뷰가 아니라 작품들을 옮겨 적어놓은 글들이었다. 그리고 몇가지 평문은 날카로웠다. 시를 읽는 독자들의 비평은 날카로운 경우가 많은데, 신해욱 시인의 "syzygy"는 생각외로 비판이 심하지 않았다. 몇몇분은 아주 좋게 평가하고 있었다. 어차피 예술은 개인마다 호불호가 차이가 있다. 같은 사람도 읽는 시기에 따라 다르게 느껴진다.
언어들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은 들었다. 물론 너무 끊겨져서 개인적으로 와닿지 않았다. 제목을 syzygy라는 이름으로 지었는데, 닿고 싶다거 연결하고 싶다는 바램으로 지은 것 같았다. 그런데 시어들은 상당히 분절되어 보였다. 서너 단어로 쓰여진 한 줄이 하나의 연을 이루는 경우가 많다. 짧은 호흡의 글에서 공감하기 힘들었다. 상당히 특이한 리듬이어서 계속 읽게 되었지만 개인적 취향은 아니다.
syzygy 신해욱 시집
시집은 대개 감상 혹은 독후감이 적다. 시를 읽는 사람도 적은데다 읽고 나서 무언가를 쓸 수 있으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해당 부분에 대해 이미 알고 있거나 알게 되었거나, 그리고 글쓰기에 부담이 없어야 한다. 그래서 리뷰가 29개나 있는데 오히려 당황했다.
다행히도 대부분의 글은 리뷰가 아니라 작품들을 옮겨 적어놓은 글들이었다. 그리고 몇가지 평문은 날카로웠다. 시를 읽는 독자들의 비평은 날카로운 경우가 많은데, 신해욱 시인의 "syzygy"는 생각외로 비판이 심하지 않았다. 몇몇분은 아주 좋게 평가하고 있었다. 어차피 예술은 개인마다 호불호가 차이가 있다. 같은 사람도 읽는 시기에 따라 다르게 느껴진다.
언어들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은 들었다. 물론 너무 끊겨져서 개인적으로 와닿지 않았다. 제목을 syzygy라는 이름으로 지었는데, 닿고 싶다거 연결하고 싶다는 바램으로 지은 것 같았다. 그런데 시어들은 상당히 분절되어 보였다. 서너 단어로 쓰여진 한 줄이 하나의 연을 이루는 경우가 많다. 짧은 호흡의 글에서 공감하기 힘들었다. 상당히 특이한 리듬이어서 계속 읽게 되었지만 개인적 취향은 아니다.
2015-07-15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 파블로 네루다
오랜 만에 다시 읽었다. 정현종시인의 번역으로 나온 파블로 네루다의 공식적인 첫 시집이다. 아쉽게도 나는 이 시집 외에 다른 책은 읽지 못했다. 어쩌면 읽었었는지 몰라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외국 시인으로 릴케를 주로 읽었는데, 네루다의 다른 작품도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이렇게 다시 읽게 되니 기분이 좋다. 요새 독서 속도가 느려져서 안타까웠는데, 왠지 네루다를 통해 부족한 면을 보충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도서관에서 고르게 되었다.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는 모두 20편의 연애시와 분위기가 다르면서 길이도 긴 한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마도 가장 유명한 작품은 "오늘 밤 나는 쓸 수 있다"가 아닐까. 다시 읽어도 좋다. 사람을 어떤 환상으로 빠뜨리는 듯 싶다. 문득 윤동주시인의 분위기도 느껴졌다. 어두운 밤에 무언가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있다. 슬픈 구절을 쓸 수 있다는 시인의 마음은 독자의 마음이기도 하다.
네루다는 참으로 유명한 시인이다. 책 뒤의 그의 사진과 일대기를 보면서 그의 수많은 시집을 읽고 싶다는 마음이 자꾸 들었다. 그리고 정치와 애정사에서 참으로 복잡하게 살았다는 느낌도 받았다. 그는 열정적인 애정을 담아 시를 썼다. 그런데 사랑하고 결혼한 여인이 많았다. 어쩌면 작품과 생애가 따로 가지 못하고 시를 위해 애정을 했던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피카소가 그러한 경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가볍고 읽기 좋은 책이다. 몇몇 작품을 빼면 네루다의 최고의 작품들은 아닐 것이란 생각도 들었다. 초장기 시집을 통째로 읽는데 의미가 있다. 이렇게 적고 보니 더더욱 다른 책도 읽고 싶어진다.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는 모두 20편의 연애시와 분위기가 다르면서 길이도 긴 한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마도 가장 유명한 작품은 "오늘 밤 나는 쓸 수 있다"가 아닐까. 다시 읽어도 좋다. 사람을 어떤 환상으로 빠뜨리는 듯 싶다. 문득 윤동주시인의 분위기도 느껴졌다. 어두운 밤에 무언가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있다. 슬픈 구절을 쓸 수 있다는 시인의 마음은 독자의 마음이기도 하다.
파블로 네루다
네루다는 참으로 유명한 시인이다. 책 뒤의 그의 사진과 일대기를 보면서 그의 수많은 시집을 읽고 싶다는 마음이 자꾸 들었다. 그리고 정치와 애정사에서 참으로 복잡하게 살았다는 느낌도 받았다. 그는 열정적인 애정을 담아 시를 썼다. 그런데 사랑하고 결혼한 여인이 많았다. 어쩌면 작품과 생애가 따로 가지 못하고 시를 위해 애정을 했던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피카소가 그러한 경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가볍고 읽기 좋은 책이다. 몇몇 작품을 빼면 네루다의 최고의 작품들은 아닐 것이란 생각도 들었다. 초장기 시집을 통째로 읽는데 의미가 있다. 이렇게 적고 보니 더더욱 다른 책도 읽고 싶어진다.
2015-07-08
멍게 - 성윤석 시인의 세번째 시집
바닷가 사물들이 잔뜩 나온다. '멍게'는 성윤석 시인의 세번째 시집으로 고등어, 상어, 해감, 장어, 해파리 등 끈적거리는 생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이러한 생물들을 바다 악장, 바다 포차, 바다 밑 부러진 기타 등과 같이 예술로 이어주는 느낌의 글이 연결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물결 사이사이로 바람의 문장, 책의 장례식, 밤의 산책 등 전혀 다른 종류의 시가 놓여 있다. 물론 제목으로만 보면 그렇다.
나는 '밤의 산책'이 제일 좋았다. 왜 좋냐고 묻는다면 별로 할 말이 없다. 어쩌면 전체 시집의 글과 동떨어진 작품을 골랐는지도 모른다. 좋고 나쁘고 취향은 내 선택의 몫이니까. 그러고 보면 시집 대부분을 구성하는 작품들과는 어울리지 못하고 겉돌았는지 모른다. 나는 시집과 소설은 예술 작품이기에 개인적 취향이 작품성 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보고 즐길 수 있는 사람에게 해당하는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어둠은 밤이 길러온 개, 곳곳을 쏘다니고"
흑백의 세상이 된 산책길을 가보고 싶다. 아파트 담장으로 장미가 피어나도 밤이 오면 보이지 않는다. 그러한 어둠처럼 곳곳을 쏘다니고 싶은 마음이 있다. 하지만 걷다보면 밝은 가로등이 땅을 밝히면서 하늘을 가린다. 밤이 오고 어둠으로 검게 변하면 빛으로 시야를 가릴 수 있다. 눈이 어둠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며 사방이 모두 밤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사랑이란, 억새들이 흰 흐느낌으로 흩날릴 때 / 흩날리면 지는 것이어서"
어두운 거리를 고요하게 걸어가다보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되고 어떤 감정을 가지게 될까. 자신의 고민과 열정을 교차해가며 복기하게 된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게 된다. 자꾸만 흐느낌으로 흩어져가고 싶은 시간이기 때문이다.
"늘 바람이 실어가는 당신 생각 / 실어가네
기약 없는 날에 떠넘기네 / 당신 생각"
멍게, 성윤석 시인의 세번째 시집
나는 '밤의 산책'이 제일 좋았다. 왜 좋냐고 묻는다면 별로 할 말이 없다. 어쩌면 전체 시집의 글과 동떨어진 작품을 골랐는지도 모른다. 좋고 나쁘고 취향은 내 선택의 몫이니까. 그러고 보면 시집 대부분을 구성하는 작품들과는 어울리지 못하고 겉돌았는지 모른다. 나는 시집과 소설은 예술 작품이기에 개인적 취향이 작품성 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보고 즐길 수 있는 사람에게 해당하는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어둠은 밤이 길러온 개, 곳곳을 쏘다니고"
흑백의 세상이 된 산책길을 가보고 싶다. 아파트 담장으로 장미가 피어나도 밤이 오면 보이지 않는다. 그러한 어둠처럼 곳곳을 쏘다니고 싶은 마음이 있다. 하지만 걷다보면 밝은 가로등이 땅을 밝히면서 하늘을 가린다. 밤이 오고 어둠으로 검게 변하면 빛으로 시야를 가릴 수 있다. 눈이 어둠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며 사방이 모두 밤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사랑이란, 억새들이 흰 흐느낌으로 흩날릴 때 / 흩날리면 지는 것이어서"
어두운 거리를 고요하게 걸어가다보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되고 어떤 감정을 가지게 될까. 자신의 고민과 열정을 교차해가며 복기하게 된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게 된다. 자꾸만 흐느낌으로 흩어져가고 싶은 시간이기 때문이다.
"늘 바람이 실어가는 당신 생각 / 실어가네
기약 없는 날에 떠넘기네 / 당신 생각"
2015-04-11
칠일이 지나고 오늘 (이성미 시집), 리듬이 태어날 때
무엇인가 글로 써야할 때가 있다. 어떤 지식이나 생각을 전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어떤 느낌이나 낯선 들뜬 상태를 언어로 바꾸기 위해서이다. 바로 리듬이 태어날 때이다.
떠나고 나만 남은 식탁에서 이루어지는 공동체의 행위인 식사. 자꾸만 시계바늘의 끝에 서있게 된다. 그런 시간에는 자꾸만 중얼거리게 된다. 입에서 나온 언어는 오르고 내리는 리듬을 가진다. 그럴때 노래를 부르고 싶어진다.
이렇게 무엇인가 자꾸만 말하고 노래해야 할 때가 있다. 왜냐하면 자꾸만 사라지고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음성을 문자로 변환하어 남기게 된다. 드디어 모든 것이 돌아가는 시간이 왔다.
이렇게 혼자만의 시간에서 리듬이 태어나는 이유가 무엇일까. 자꾸만 뺄셈이 되어 슬픈 시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의 음성과 노래와 음악은 철로 위를 따라 사라진다. 그렇게 맘껏 울고 싶을 때가 있다.
오늘이 바로 그런 시간이다. 이제 리듬이 말하는 내용을 가만히 들어보자.
물론 다시 아프고 슬프겠지만 사랑해도 좋아.
[칠일이 지나고 오늘 - 이성미 시집]
뺄셈을 계속하니 나만 남았어요.
혼자 먹는 식탁.
연필심처럼 뽀족해지는 저녁. //
.....
뺄셈. 마이너스 부호만 남을 때까지.
뺄셈. 리듬이 태어날 때까지.
'뺄셈의 춤' 부분
떠나고 나만 남은 식탁에서 이루어지는 공동체의 행위인 식사. 자꾸만 시계바늘의 끝에 서있게 된다. 그런 시간에는 자꾸만 중얼거리게 된다. 입에서 나온 언어는 오르고 내리는 리듬을 가진다. 그럴때 노래를 부르고 싶어진다.
나는 너를 반복한다. 너를 알 수 없을 때
너의 이름을.
.....
반복하면 리듬이 생긴다.
리듬은 기억하기 좋고
연약한 선을 고정시킨다.
.....
리듬은 폭력과 가깝고
노래와도 가까워서
리듬은 아름다운 노래가 되기도 한다.
'반복의 이유' 부분
이렇게 무엇인가 자꾸만 말하고 노래해야 할 때가 있다. 왜냐하면 자꾸만 사라지고 없어지기 때문이다.
노래를 부르면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반복의 이유' 부분
그래서 음성을 문자로 변환하어 남기게 된다. 드디어 모든 것이 돌아가는 시간이 왔다.
비가 그치고 공기가 가벼워져, 내려오던 물들이 방향을 바꿔 하늘로 향하네.
.....
고개를 들고 창문을 연다. 영혼도 뒤도 없이,
물방울 같은 한 문장을 공중에 쓴다.
'물방울들의 귀가' 부분
이렇게 혼자만의 시간에서 리듬이 태어나는 이유가 무엇일까. 자꾸만 뺄셈이 되어 슬픈 시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너를 기쁘게 하는 방법을 몰라서 나는 너의 말을 듣고 있다.
토끼처럼 귀가 자라도록 들었지만
너의 슬픔은 손톱 반달만큼도 줄어들지 않았다. 그래서
나의 귀도 슬프겠구나
'호른과 기차' 부분
그의 음성과 노래와 음악은 철로 위를 따라 사라진다. 그렇게 맘껏 울고 싶을 때가 있다.
오늘이 바로 그런 시간이다. 이제 리듬이 말하는 내용을 가만히 들어보자.
오늘은 일곱 나라의 언어로 종알거린다.
나는 오늘의 입을 보고 있다.
.....
오늘 새벽의 공기는
하냥 스카프처럼 휘감으며 속삭였지.
나를 사랑해도 좋아.
'칠일이 지나고 오늘' 부분
물론 다시 아프고 슬프겠지만 사랑해도 좋아.
[칠일이 지나고 오늘 - 이성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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