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27

노는 만큼 성공한다, 문화심리학자 김정운교수가 제안하는 재미학

최근에 '에디톨로지'를 읽고 예전 책도 찾아 읽게 되었다. '노는 만큼 성공한다'는 부제에 의하면 문화와 심리학을 바탕으로 재미학을 설명하는 책이다. '재미학'이란 학문이 있었나? 저자는 휴식과 놀이가 삶과 성공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말하고 있다. 재미를 학문의 수준까지 파헤쳐 보다는 말이겠다.

논다고 하면 아무런 목적도 결론도 없는 나태함이나 반대로 광란의 시간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저자는 유대인들이 창의적인 결과를 내는 이유를 안식에서 찾고 있다. "노동의 핵심을 쉬는 것에 두었기 때문"이라 한다.

그러면서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있다. 최근 영양가 없는 혼란이 생기는 이유는 예전 386세대, 지금은 486이라 말하는 40대가 사회주류가 되었기 때문이다. "놀줄 모르는 한국의 386세대가 나라를 망칠 수 있다." 그리고 30대도 마찬가지로 뒤따르고 있다. 하지만 다행히도 20대는 이들과 다르다.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이겠다. 어렵다고 하지만 오히려 청년들에게 더 나은 한국의 미래가 있다. 그만큼 창의적 사고가 빛나는 시대이기도 하다.


김정운박사가 책을 저술한 이유는 이러한 사회 문제를 고치고 변화시키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그는 바로 자기 자신에 대한 분석에서 시작한다. "이 책의 내용은 내가 현실 속에서 느끼는 나 자신의 문제점을 심리학 이론과 연관시켜 솔직하게 풀어낸 것"이라 말한다. 어떤 문제점을 의미할까?

재미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일의 반대말은 여가나 놀이가 아니라 나태가 된다."
그는 앞에서 유대인의 예로 먼저 창의적 결과를 내는 방식에 대해 말하였고, 이어서 쉬는 것이 무엇인지 설명하려 한다. 이 둘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뒤따른다.


먼저 인지심리학의 개념들이 나온다. 처음에는 단순히 재미있는 놀이에 대한 가벼운 책이라 여겼는데 그게 아니다.
"창의적 사고는 그림으로 만들어진다."
"우리는 '개념'와 '심상'을 통해 생각을 한다."
"심상과 개념은 서로 보완적이라는 것이 심리학의 결론이다."
올바르게 일하고 시오한 성과를 내기 위한 사고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미지에 이어 유추에 대해 언급한다. "퍼어스는 연역법, 귀납법을 넘어서는 창의적 사유를 가능케 하는 제3의 추론 방식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그는 '유추법'이라 부른다." 이러한 유비(analogy)에 근거한 추론법은 인지과정의 근간을 이룬다.


이어서 노는 것이 무엇이고 휴식을 어떻게 취해야 하는지 설명한다. "유난히 사랑받는 이들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그들의 놀이란 다름없는 정서교류를 통한 의사소통이다. 잘 노는 사람은 남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밖에 없다. 놀이란 정서공유를 뜻하기 때문이다." 놀이란 술먹고 노래부르고 정신을 잃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정신적으로 건강해지는지 핵심을 건드린다. 메타인지를 학업이 아니라 심리분야에 어떻게 적용하는지 말한다.
"인간의 생명을 단축시키는 죽음에 이르는 병인 우울, 불안, 적개심, 이 세가지 부정적 정서로부터 탈출하는 방법은 각각의 시작이 되는 슬픔, 걱정, 분노와 친해지는 것이다. ..... 내 안의 나와 익숙해진다는 뜻이다. 이 세 가지 정서로 신호를 보내는 나를 발견하는 것을 '메타코그니션 meta-cognition'이라고 한다." 저자는 실제적 방법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다.
'메타'란 말은 주체에서 떨어져나와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말한다. 자기 자신을 마치 다른 객체로 바라보고 살피는 것이다. 물론 누구나 쉽게 하지는 못하지만 조금만 연습하면 감정조절이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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