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에서 이재복 문학평론가는 송찬호 시인의 세번째 시집인 '붉은 눈, 동백'이 시 미학의 고전적인 깊이를 보여주었다고 말합니다. 개인적으로 '붉은 눈, 동백'은 최고의 시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몇년 전에 읽었었지만 아직도 느낌이 좋습니다. 그래서인지 서점에서 송찬호 시인의 새로나온 시집을 보자마자 구입했습니다. 애독자인 셈이죠.
요즘 독서 속도가 떨어져서 전반적으로 읽는 분량이 줄었습니다. 이 말은 하나의 책을 읽을 때도 빠져드는 정도가 적어진다는 말이기도 하죠. 그런 면에서 시집과 교감하는 민감도도 떨어져 있습니다. 읽으면서 느끼는 재미가 적어져서 아쉬웠습니다.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책이 있는데, 시 만큼 우리를 환상의 세계로 이끄는 부류는 없습니다. 물론 그 속에 들어갈 수 있어야 가능합니다. 그러고보면 소설은 그런 친절함을 독자에게 선사합니다.
이번 시집 '분홍 나막신'에 실려있는 시 중에서 개인적으로는 '버드나무 불망기(不忘記)'가 와닿았습니다. 앞에서 언급했던 '붉은 눈, 동백'에 실려있는 '머리 흰 물 강가에서'를 생각나게 하기 때문입니다. 동백으로 가득찬 시집에서 버드나무와 관련된 매우 좋은 시입니다. 현재 존재하는 풍경과 어떤 추억이나 기억을 잘 엮은 듯한 느낌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 '버드나무 불망기'는 앞선 시를 다시 떠올리게 하였습니다. 과거와 현재가 '그 옛 봄날의 강변에서 다시 만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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