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정말로 속을 완벽히 비워내는 방법이 없을까? 비운다는 것이 무엇일까? 물을 비우면 비워진 것일까? 내부의 시끄러운 물을 완벽하기 비우는 방법은 공기로 대신하여 채우는 것이다. 물만은 없애려 한다면 현실적으로 스며든 물을 막을 수 없다. 현실적인 상황을 제쳐두고 이론만으로 본다고 해도 완벽하게 물을 비우는 방법은 속을 진공으로 만들어야 가능하다. 혹시나 그렇게 내부를 진공으로 만들어도 다른 문제가 생긴다. 내부와 외부의 압력차로 인해 항아리가 견디지 못한다. 인간을 그런 일을 할 수 없다.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거짓말을 주의해야 한다. 그들은 자기 자신도 해보지 못했다.
따라서 속을 비우려해도 속을 물 대신에 공기로 채워야 한다. 흘러넘치는 생수가 아니라면 완벽한 공기로 채워야 한다. 이렇게 자신의 속을 채우는 공기를 숨이라고 하기도 하고 호흡이라고도 한다. 인간은 자신의 속을 생명의 성령으로 채워야 살 수 있다.
마음의 길 - 헨리 나우웬
헨리 나우웬의 '마음의 길'은 사막 교부들의 영성을 다루고 있다. 이를 위해 고독, 침묵, 기도의 3장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고독과 침묵이라 하면 단순히 '無'라고 생각하기 쉽다. 기독교 영성은 이와 같지 않다. 여기서 기독교는 개신교, 천주교, 동방정교를 아우르는 공통적인 요소를 말한다. 그러면 헨리 나우웬이 어떻게 설명하는지 살펴보자.
우리가 고독 속에 들어가는 목적은 무엇보다도 우리 주님을 만나 그분과 단둘이 있기 위해서다. .... 생각과 마음의 시선을 우리 구주이신 하나님께 고정하는 것이다.
하나님 나라의 신비인 침묵이 모습을 드러내는 ... 방식은 우리에게 말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 말의 출처인 침묵이 공허와 부재가 아니라 충만과 임재여야 한다. .... 변함없는 사랑이 머무는 하나님의 침묵이어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면 몇가지 사항을 알아 두어야 한다. 두란노 출판사에서 나왔지만 저자는 유명한 카톨릭 신부이다. 또한 이 책에서 말한 영성은 동방정교의 전통에 가깝다. 저자는 자신의 예일대학교 세미나로부터 시작하여 책을 쓰게 되었다고 말한다. 16명의 참석자는 다양한 개신교 교단만이 아니라 천주교, 그리스 정교회 신자들이었다.
그런 면에서 우리나라 통성기도에 익숙한 사람들은 책 마지막에서 소개하는 기도 방법을 모를 수 있다. 아마도 천주교 신자라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통성기도이든 침묵기도이든 인간의 초월성을 추구하면 안된다. 잘못하게 되면 통성기도는 흥분감의 바알 제사장의 날뜀이 되고, 침묵기도는 무아감의 명상이 된다. 하나님께 기도 하면서 공중 부양을 한다면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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