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누군가 주식 투자의 비법을 가르쳐 주겠다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많은 자칭 전문가들이 방송에서 나와 가르쳐주는데, 여기서 근본적인 질문이 생깁니다. 왜 저들은 힘들게 방송을 하면서 돈을 벌까? 자신이 직접 매매를 하면 더 크게 벌텐데.... 라는 생각이죠. 사실 아무리 많이 알아도 실제 매매에서 지속적 수익을 얻기란 어렵습니다. 한번 크게 수익률을 높일 수 있어도, 마치 현금인출기처럼 지속적으로 돈을 버는 시스템을 만들기는 어렵죠. 시장과 인간이 매우 미묘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변하지 않는 본성을 가지면서도 계속 변화하는 복잡함을 동시에 가졌기 때문이 아닐까요?
리처드 데니스에게 배운 트레이딩
리처드 데니스는 자신의 친구 빌 에크하르트와의 논쟁의 결론을 내기 위해 신문에 광고를 냅니다. 자신들이 매매를 가르쳐줄테니 와서 비법을 배우라는 내용입니다. 이들이 토론한 주제는 과연 일반인이 투자와 매매를 배워서 성공할 수 있는가였습니다. 데니스는 학습으로 누구나 배울 수 있다는 입장이었고, 에크하르트는 선천적 자질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었습니다. 두 명의 성공한 트레이더가 낸 광고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습니다. 두 명은 자신들이 가르칠 사람들을 신중히 골라서 2주 교육을 시키고 100만 달러 정도의 거금을 주어 매매를 하게 합니다.
이렇게 훈련시킨 사람들을 '터틀'이라고 불렀습니다. 아시아 야시장에 나왔던 거북이를 보았던 경험에서 자신들이 가르치는 사람들도 아직 어린 거북이라고 생각해서 붙인 명칭이었습니다. '터틀의 방식'은 이때 배웠던 사람중의 한 명인 커티스 페이스가 자신의 경험을 나중에 책으로 낸 것입니다. 당시 배웠던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배운 내용을 비밀에 붙여왔습니다. 정말로 비법이었던걸까요? 그리고 데니스와 에크하르트의 토론의 결말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우선 이런 책이 나왔다는 사실로 볼 때, 데니스의 의견이 더 맞았습니다. '일반인'에게 가르치면 '누구나' 주식. 선물의 매매를 잘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다만 몇가지 주의해서 보아야 합니다. 이들이 가르친 사람들이 완벽한 일반인은 아니었습니다. 모든 사람이 다 어느 정도 전문가였다는 말이 아닙니다. 오리혀 주식이나 상품에 대해 모르던 사람이 더 잘 배웠을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각 사람의 자질에 있습니다.
터틀의 방식
터틀들이 데니스에게서 배운 트레이딩 비법을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리스크 관리와 심리관리에 있습니다. 터틀들은 모두 매매방식을 배웠지만 수익률은 모두 달랐습니다. 이들이 배운 매매 방식은 추세추종 매매법이었습니다. 즉 비싸게 사서 더 비싸게 파는 방식인데요, 강세장이나 변동성이 작은 시장에 맞을겁니다. 저자인 커티스는 시장의 상태를 4가지로 구분합니다. 안정적이냐 추세적이냐, 변동적인지 아닌지의 구분입니다. 횡보장에 변동성이 큰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얼마나 맞는 방법일까요? 터틀들은 주로 여러가지 상품시장에서 매매하였습니다.
일정 기준을 가지고 전고점을 돌파하면 매수하는 단순한 전략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터틀의 성공이 단순히 매매 방법에 있지 않다고 합니다. 데니스에게서 배운 것은 리스크/자금관리와 마인드에 있습니다. 추세에 순응하고 시장 앞에 겸손하고 무리한 매매를 하지 말라고 요약하기도 하네요. 분석에 의한 매매시스템도 중요하겠지만 인간 심리를 지키지 못하면 소용이 없습니다. 또한 자금관리를 하지 못하면 미래를 예측해도 돈을 잃을 수 있습니다.
저자는 리처드 데니스가 가르쳐준 매매비법을 궁금해 하는 독자에게 자신이 배운 시스템 외에 투자에 있어서 중요한 다른 요소들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전체 책에서 데니스가 가르쳐준 추세추종 시스템에 대한 분량은 매우 적습니다. 대신에 앞에서 언급한 심리와 리스크 관리에 대해 설명합니다. 또한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여러 수학적 모델에 대해 다룹니다.
다만 전체 책 내용이 아주 좋지만은 않습니다. 리스크 관리에 대해 설명하면서 다루는 통계적 설명들은 일반 독자들은 별로 관심 없을 듯 싶습니다. 제가 느끼기에 저자는 자신이 하는 사업을 은연중에 광고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제 매매를 하지 않고 트레이딩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과거로부터 미래를 예측하는 프로그램이죠. 처음에는 자금관리와 매매 시스템 프로그램의 정확성에 대해 설명하다가, 점차 자신이 만든 시스템이 나은 이유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물론 꼭 그렇게만 볼 이유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저자 스스로 과거로부터 정확하게 미래를 예측하도록 만든 프로그램일수록 미래를 틀리게 예측한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자가 만든 시스템도 잘 맞는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따라서 정말하게 최적화를 하는 것이 아니라 로버스트 시스템이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해본 분은 아시겠지만, 최적화를 위해서는 테이터 외에 입력 수치가 중요합니다. 또한 모든 데이터를 다 활용할 수도 없을테고요. 특정 데이터 군을 정확히 예측할수록 다른 종류의 사건이 생기면 틀리기 쉽습니다. 따라서 약간은 범용적으로 작동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세상에는 미래를 정확히 예측해주는 프로그램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예측보다 대응이 중요하고, 비중관리로 심리와 자금관리가 중요하겠죠. 이 책은 그러한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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