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29

ㅅㅜㅍ 김소형 시집 숲

정말 오랜만에 서점에서 책을 샀습니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의 골드인지 실버인지 프리미엄 회원도 끝나버렸죠. 도서관에서 계속 빌려와서 보는중입니다. 그러다가 교보문고에 가서 '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가'를 사면서 몇권 더 사게 되었습니다. 충동구매인 셈인데요. 이렇게 살때면 저는 거의 대부분 시집을 하나 끼워넣습니다. 최근 방송에서도 소개된 심보선 시인의 '슬픔이 없는 십오 초'를 일단 고르고 나서 다른 몇권을 뒤적거리다 김소형 시인의 책을 추가하였습니다.

ㅅㅜㅍ 김소형 시집 숲

ㅅㅜㅍ 김소형 시집 숲


심보선시인의 저 시집은 벌써 제 독서목록에 올라간지 오래되었습니다. 방송에서 좋다고 나왔길래 사는 것은 아닌데요, 읽지 않은지도 오래되었네요. 처음 도서관 서가에서 무심코 넘기다가 너무 좋길래 빌려왔다가 안읽고 기간이 되어 반납하길 여러번 했네요. 그래서 이번에는 그냥 사버렸습니다. 여러권을 동시에 읽다보니 너무 좋은 것이 확실해서 부담(?)이 되는 것들은 미루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꼭 읽게 되겟죠. 저는 구매만 하고 읽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거든요.

처음에 제목 'ㅅㅜㅍ'를 보다가 무슨 뜻인가 몰랐습니다. 그냥 스.우.프. 정도로 이해하고 (별로 신경 안쓰고) 가져왔는데요, 읽다보니 '숲'이었네요. 시집 전체를 지배하고 있지는 않지만 상당히 중요한 이미지로 '숲'이 나옵니다. ㅅㅜㅍ는 '꿈이라 믿었던', '숨겨진', '벌목꾼을 피'하는 숲이란 의미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빛이 주검이 되어 가라앉는 숲'이겠죠. 땅 속에 돌 속에 숨겨지고 흩어진 숲이라 할 수 있겠죠.

시집 전체적으로 괴괴한 이미지가 넘칩니다. 그렇다고 괴상하지는 않지만요, 어떤 환상의 나라에 가있다고나 할까요. 물론 그러한 환상이 나오는 장소는 바로 여기 지금이겠지만요. 지금 있는 이곳이 바로 괴괴한 환상의 장소가 됩니다. 가령 얼음 수용소, 벽, 관 같은 미묘한 공간이 나옵니다. 이상한 장소는 바로 이곳이겠고, 일상적인 장소는 기묘한 장소가 됩니다. 시집을 읽는 맛이 이런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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