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면에서 오히려 저는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을 그다지 높게 평가할 수 없습니다. 속의 내용이 별로입니다. 그냥 글을 쓴 안토니오 알티리바의 아버지 일생을 그린 것이지, 특별한 문학적 깊이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그래픽 노블을 처음 접한 분들은 놀랍게 여길지 몰라도, 제가 보기에는 그저그런 소설이라 생각됩니다. 아무래도 바로 앞서 읽은 작품과 비교를 하니 이런 평가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 - 안토니오 알타리바
글을 쓴 안토니오 알티리바는 자신의 아버지 일대기를 바탕으로 그림을 그릴 작가로 킴을 구하게 됩니다.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은 둘의 공동 작품으로 그림체도 아주 좋고, 줄거리도 놀라울 정도로 풍부합니다. 앞에서 제가 내용이 별로라고 평했지만, 한 사람의 일생을 그린 것이니 단순히 그렇게만 볼 수는 없습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최고라 하기는 어렵다는 말이지 이 책 자체로만 보면 놀라울 정도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저자의 아버지는 1910년부터 2000년까지 90세의 인생을 살았습니다. 세상과 싸우고 투쟁하며 살다간 사람입니다. 저자는 그러한 인생을 멋있게 포장하고 싶었나봅니다. 사실 그의 인생은 그다지 멋있지만은 않습니다. 마치 죽은 후에 날라온 4일치 양로원 이용료 34유로 때문에 몇년을 싸운 저자와 유사한 면이 있습니다. 34유로를 굳이 관료주의와 민주주의의 횡포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멋지게 살다간 것처럼 포장하지만 목적도 성과도 없는 그저그런 인생의 이야기입니다. 그러한 이야기를 문학적 상상력으로 변화시켰다면 다른 작품이 되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단순하게 자신의 아버지를 기억하고 그리고 싶었나 봅니다. 명예를 회복시키겠다는 의도입니다. 그런 면에서는 좋을지 몰라도 문학적 성취는 별로 없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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