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12

게코스키의 독서 편력, 자서전이며 회고록이며 서평집

부제가 '책벌레들의 우상'입니다. 게코스키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참 재미있고 대단한 분 같습니다. 얼핏 보기에 서평집 같아서 골라왔는데 약간 다릅니다. 독서를 하고서 리뷰나 서평을 쓰고 이러한 글을 모아서 책을 내는 경우가 있는데요, 도서관에서 막상 빌려와 읽다보니 개인 자서전이었습니다. 아니 두 가지를 섞어 놓은 형태인거죠.

게코스키의 독서 편력 자서전 회고록 서평집

게코스키의 독서 편력


그만큼 책에 대한 애정이나 이야기와 경험이 많은 분입니다. 문인과 교수로 시작하여 희귀본을 사고파는 서적상을 해온 이력은 범상치 않습니다. 자신의 적성을 찾아 사회적 위신이나 체면도 상관없이 도전해온 분입니다. 그러한 모든 이력에 독서와 글쓰기와 책이 있었습니다. '게코스키의 독서 편력'은 자신의 살아온 날들을 다시 돌아보면서 당시에 주로 읽거나 연관되었던 서적을 가지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부인과 이혼하면서 소장해온 책을 잃게 된 이야기부터 시작합니다. 어릴 적 아버지와의 사이라든가 커가면서 읽은 글에 대한 내용들입니다. 옥스퍼드와 이후 다른 대학교에서 교수로 일하면서 있었던 사건들. 저는 특히 엘리엇에 대한 내용들을 자세히 읽었습니다. 사실 400페이지나 되는 내용들을 세세히 읽기 쉽지 않았습니다. 책에 대한 서평이 아니라 저자 개인의 자서전 성격이 강했으니까요. 저자를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러한 내용들은 흥미롭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넘기다가 시인 엘리엇에 대해 읽었던 기억들을 풀어놓을 때에 제 기억과 비교하며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런던에서 러시아 스파이로 활동하다가 모스크바로 도망간 유명한 인물의 유품들을 뒤적거리는 챕터로 재미있었습니다. 그가 어떤 행동을 했는지 관심 없고 단지 남긴 서적이 휘귀본으로 다시 판매할 가치가 있는지 살피는 내용입니다. 서적 중고상으로서 저자는 책을 또 다르게 보게 만듭니다. 표지 뒤에 남긴 소유자의 사인이라든가 메시지가 중요해지죠.

자서전이며 회고록이며 서평집


아이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 책을 가지고 화장실에서 다 읽도록 나오지 않는 에피소드로 저자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아이들은 처음에 다른 선물에 비해 흥미가 없었는데 아버지가 자신들의 소유물을 가지고 사라진 것을 알고 추적해옵니다. 그리고 내놓으라고 요구를 하죠. 하지만 이러한 정당한 요구에 자신이 먼저 다 읽어야 한다고 거절하고 화장실에 나오지 않는 분입니다. 동화책인데요. 그런데 그래서인지 아이들은 선물 받은 책을 아주 소중히 여기고 아주 열심히 읽게 됩니다.

책은 독서하는 우리를 형성하게 됩니다. 생각을 완성해가고 사고의 폭을 넓히게 됩니다. 그러한 시간이 축적되면서 인간은 발전하게 됩니다. 나중에 다시 자신이 읽었던 책을 다시 보게되면 예전에 느꼈던 감정과 다른 것을 느끼게 됩니다. 예전에 읽은 나는 지금의 내가 아닙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다른 자신을 만나게 됩니다. 저자는 회고록을 쓰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인생의 이야기에는 언제나 책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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