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05

일곱 명의 여자 - 리디 살베르

읽는 내내 즐겁고 슬프고 환상적이었다. 저자인 리디 살베르는 2014년에 프랑스 최고 문학상인 콩쿠르를 수상한 소설가이다. <일곱 명의 여자>는 에밀리 브론테부터 잉에보르크 바흐만까지 7명의 작가에 대해 쓴 산문이다. 처음에 책을 들고서는 인물평을 하는 단순한 글이 아닐까 했지만, 읽어보니 시와 소설의 리듬을 가진 문학작품이라 여겨졌다. 마치 서평을 써 놓은 듯 읽혔다. 시와 소설에 대한 리뷰는 아니었지만, 아름답고 놀라웠던 여성 작가들에 대한 멋진 산문이었다.

일곱명의여자 리디 살베르

저자는 자신이 언급한 일곱 명의 작품에 대해 얼마나 많이 읽어 왔을까. 문장 사이에서 너무나 좋아하고 즐겨왔던 모습이 읽혀졌다. 저자를 따라서 이들 7명의 시인과 소설가를 가슴 깊이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의 마음 속에 있었던 아픔과 괴로움과 아름다움을 만났다. 모두들 행복한 삶은 아니었지만, 자신의 인생을 글로 옮겨 놓는데는 성공했다. 다른 사람들이 기쁘고 슬프게 만날 수 있도록.

일곱 명의 여자, 리디 살베르


에밀리 브론테, 주나 반스, 실비아 플라스, 콜레트, 마리나 츠베타예바, 버지니아 울프, 잉에보르크 바흐만. 이들은 왜 이렇게 아픈 삶을 살아야했을까? 그래서 그만큼 좋은 작품으로 바꿀 수 있었을까? 그렇다면 시인과 소설가는 그리 좋은 직업은 아니다. 자신의 시간으로 글을 쓰고, 자신의 생명으로 평면을 채우니까. 그 종이 위의 글자를 누군가 읽으면 그때에 가서야 생명력을 다시 찾는다. 자신의 희생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 생명으로 쓴 글은 대중의 가슴에 가서 되살아난다.

"작가는 심장과 조수와도 같아서 고유의 내적 리듬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내적 리듬을 듣지 못한다면 그는 작가가 아니다. 참으로 단순하고 참으로 냉혹한 진실이다. 리듬이 곧 작가다."

일곱 명 작가들의 영혼을 만나 즐거웠고, 깊이를 모를 아픔을 보며 슬펐고, 작품들을 조금씩 만날 수 있어서 환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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