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30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 파트릭 모디아노

읽기전 예상과 다른 전개에 처음부터 당황스러웠습니다. 결론에 이르러서도 도대체 갈피를 잡지 못하겠더군요. 제목은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이고, 뒷표지의 소개에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는 한 남자의 이야기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추리소설은 아니더라도 비슷한 방식으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했었습니다.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파트릭 모디아노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파트릭 모디아노


처음 장면에서 탐정 사무실에서 일을 하다가, 은퇴하는 탐정을 떠나 자신의 과거를 찾는 주인공이 나옵니다. 그래서 추리적 내용전개가 이어지리라 생각했었습니다. 이후에도 자신의 과거를 찾아 여러 사람과 만나고 증거를 찾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렇지만 점차 후반부로 갈수록 오히려 정체를 알기 힘들어졌습니다. 중반부에 나오는 편지나 여러 인터뷰 장면들도 전체 스토리 구조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기 힘들었습니다.

길이가 제일 긴 '서른 일곱'장의 이야기가 전체의 핵심입니다. 프랑스 국경에서 있었던 사건들은 그나마 다른 챕터보다 상세하게 내용을 설명해줍니다. 그리고 안타깝고 슬픈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최종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기 힘들었습니다. 저자는 일반적 소설과 같이 기승전결로 이어지는 것을 처음부터 고려하지 않았나봅니다.

프랑스 문학상인 콩쿠르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정말로 비평가들이 좋아할 듯 보였습니다. 저자인 '파트릭 모디아노'는 2014년에 노벨 문학상까지 받았죠. 번역자인 김화영선생께서 극찬하셨듯이 정말로 좋은 작품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제가 제대로 읽으려면 최소한 서너번은 더 읽어야 할 듯 보였습니다. 어떤 결말이 있는지 궁금해하지 않고, 문장의 아름다움과 인간의 슬픔에 대해 느끼며 읽어야 할 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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