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28

21세기 미국의 패권과 지정학- 피터 자이한, 홍지수, 이춘근

최근 읽은 책 중에 가장 놀라운 책이다. 바로 지금 이 순간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국제정치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게 해준다. 북한 비핵화와 관련한 거짓과 속임수에 대해서 통찰을 갖게 해준다. 단순히 남북한 우리끼리 잘살아보자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이 엮인 국제적 이슈임을 아는데 도움이 된다.

제목은 '21세기 미국의 패권과 지정학'이고 부제가 '다가오는 무질서의 세계에서 어떤 국가가 살아남을 것인가'로 매우 도발적이다. 21세기는 여전히 미국이 패권국가라는 내용이며 이에 대해 지정학으로 설명하는 책이다. 그런데 부제에서 보듯이 20세기와 달리 지금보다 무질서한 세계이기에 많은 국가들이 살아남기 어렵다는 말이다.

사실 원서 제목은 'The Accidental Superpower'이고 부제는 'The Next Generation of American Preeminence'이다. 우연히 등장한 슈퍼파워 미국에 대해 어떻게 패권국이 될 수 있었고 앞으로 더 강해지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는 책이다. 미국이 다른 국가에 비해 압도적으로 강해지는 다음 세대에 대한 예언서이기도 하다.

저자는 '피터 자이한'으로 지정학 전략가이며, 역자 홍지수, 추천인 이춘근 박사도 국제정치와 전략에 대한 전문가들이다.

21세기 미국의 패권과 지정학- 피터 자이한, 홍지수, 이춘근



21세기 미국의 패권과 지정학- 피터 자이한, 홍지수, 이춘근


저자가 분석에 사용하는 주요 수단은 지정학과 인구학이다. 가장 핵심이 되는 챕터는 4장에서 6장이겠다. 4장 제목이 원서 제목과 같은 '우연히 등장한 초강대국'이고, 5장이 '지정학을 매수하다'이고, 6장은 '인구구조의 격변'이다. (3장까지 기존 패권국들이 어떻게 등장했고 어떤 한계가 있었는지 말하고 나서, 4장에서 미국이 어떤 강점을 가지고 있는지 설명한다. 7장에서는 셰일 가스에 대해 설명하고 이후 15장까지 전세계 국가들의 암울한 미래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리고 5장에서는 가장 핵심이며 책 전체에서 사용하는 지정학에 대해 설명한다. 지정학은 지형의 장단점으로 인해 국가와 사회가 어떤 영향을 입는지 설명하는데 사용된다. 그동안 팍스 아메리카로 모든 국가는 지정학의 한계를 모르고 살고 있었다. 중국이 (우리나라 덜떨어진 언론, 지식인들은 G2라고 말한다)가 지금과 같이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미국이 운영하는 세계에서 살았기 때문이다. 미국의 해군력과 자유무역체제가 아니었으면 지금처럼 강대국이 되지 못했다. 따라서 미국을 제치고 패권국이 되려고 하면 모순이 발생한다. 지금까지 혜택을 입었던 체제를 무너뜨려야 하기 때문이고 이렇게 해서 (불가능하지만) 성공한다면 다시 몰락의 길로 가게 된다.

6장은 인구 구조로 인해 각 나라가 어떤 상황에 처하게 되는지 설명한다. 미국은 청년층이 줄지 않고 고급인력을 지속적으로 이민받기에 인구학적으로도 강한 국가를 유지할 수 있다.

지정학과 인구학


한마디로 이 책을 통해 현재 전세계의 구조를 이해할 수 있고 미래에 대한 통찰력을 늘릴 수 있었다. 지정학과 관련된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현 체제에 닥쳐오고 있는 위기는 사실 매우 단순하다. 세계 경제가 돌아가게 하는 모든 것은 미국이 지금까지 헌신적으로 브레튼우즈 체제를 유지해온 데 따른 직접적 결과다. .... 어느 시점에 가서 미국이 자국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하게 되면 브레튼우즈 체제의 근본원칙과 자유무역 질서의 종말을 고하게 된다."

위에서 말한 '세계 경제가 돌아가게 하는 모든 것'은 에너지, 시장, 자유롭고 안전한 운송을 말한다. "에너지 공급 시장에 대한 안정적인 접근에서부터 미국시장에 생산품을 판매할 수 있는 능력,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에 이르기 까지". 즉 미국이 안전한 유통을 보장한 에너지와 미국 시장을 포함한 다른 나라 시장으로의 자유로운 접근과 수출품의 안전한 운반을 의미한다. 이러한 것들은 그냥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미국이 제공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냉전이 끝나서 미국은 브레튼우즈 체제를 바꾸려하고 있다. 트럼프는 클린턴, 부시, 오마바가 하고 싶던 것을 그냥 적극적으로 하는 것일 뿐이다. 이제는 상대도 안되는 러시아가 아니라, 미국의 피를 빨면서 세계 패권을 노리는 중국이 주적이 되었다. 미국 해군의 보호를 받으면서 무역하려면 미국과 정상적인 무역을 하라는 것이다.

중국 일대일로는 실패한다


고대부터 주요한 무역로는 초원길, 비단길, 바닷길 3가지인데, 현재는 가장 비용이 싸고 미국 해군이 지켜줘서 안전한 바닷길을 사용하고 있다. 더구나 가장 풍요로운 미국 시장은 고대 바닷길이 아닌 태평양과 대서양 바다로만 연결된다. 중국은 미국 해군의 보호가 필요없는 일대일로를 만들려고 하는데 성공하지 못한다. 유럽과 중국을 연결하는 통로로서 중요한 국가는 북한-카자흐스탄/인도-터키 등이다. 이란도 여기에 엮어 시끄러운 것이다.

일대일로 중에서 바닷길은 해군력이 없으면 의미가 없고, 육지로의 비단길은 운송 비용이 비싸다. 비용이 싼 바다를 냅두고 비싸게 육로로 운송해서 중국에 납세할 이유가 없다. 이러한 경로에 있는 국가들은 중국의 차관을 받아 중국 업체에 공사를 주고 인프라를 깔았지만, 거대한 빚으로 인해 다시 중국에 시설을 뺏기고 돈도 같아야 하고 국가 재정을 파탄나고 있다. 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했지만, 돈을 받으면 중국에 갚는데 사용하는데 미국이 돈을 줄리가 없다.

지금 미국은 국력이 하락하고 있는 것이 아니며, 더 이상 중국 같은 국가가 미국으로부터 비정상적인 강도짓을 못하게 하는 중이다. 미국은 에너지, 식량, 기술 모두 자급이 되는 유일한 국가이기에 세계 일에 손 떼도 된다. 그러면 전세계는 난장판이 된다. 미국의 무역협상은 동맹국에는 예전보다 조금 덜 주고 비동맹국에는 안주어서 죽이겠다는 소리이다. 단순히 중국에게 돈을 더 내라는 소리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죽이기 위해 협상하는 척 하는 것일 뿐이다. 이제 미국 패권 2단계 진입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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